6월의 첫날, 바다 냄새가 유난히 싱그럽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많은 낚시꾼의 로망이자 손맛의 결정체인 광어 다운샷을 위해 태안 마검포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물때와 날씨를 보니 딱 한 번의 강력한 기회가 올 것 같은 베테랑의 촉이 오는데, 과연 바다가 어떤 선물을 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팀바이트호에 올랐습니다. 차 문을 열 때 훅 끼쳐오던 갯내음이 벌써부터 대물의 기운을 실어다 주는 것 같아 심장이 둑흔둑흔하네요.
배에 오르자마자 느껴지는 이 팽팽한 긴장감, 낚시꾼이라면 다들 아시죠? 오늘의 파트너는 깔끔하게 정돈된 팀바이트호입니다. 로드 홀더에 딱 꽂아둔 채비와 수평선 너머로 해가 떠오르기 전의 고요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장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며 오늘 광어들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해 봅니다. 채비는 정석적인 다운샷 채비에 섀드웜을 장착했습니다.
선상 낚시의 묘미는 역시 든든한 선상 조식 아니겠습니까? 이른 아침, 차가운 바닷바람에 살짝 몸이 움츠러들 때쯤 선장님이 내어주신 뜨끈한 도가니탕 한 그릇은 그야말로 보약이 따로 없더군요. 파가 듬뿍 들어간 국물 한 모금에 온몸이 사르르 녹으면서 "오늘 사고 한번 치겠다"는 자신감이 팍팍 솟구칩니다. 낚시도 식후경이라는데, 이렇게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집중력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기분이네요.
드디어 왔습니다! 바닥을 툭툭 읽으며 이동하던 중, 갑자기 토오옥- 하는 예민한 입질이 손끝을 타고 뇌까지 전달되더라고요. 0.5초의 기다림 후 강하게 후킹! 순간 찌이익- 하며 드랙 풀리는 소리가 배 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조심스럽게 랜딩해보니 무려 62cm 대광어가 위용을 뽐내며 올라왔네요. 6월 초입에 이런 빵 좋은 녀석을 만나다니, 역시 팀바이트호 선장님의 포인트 선정 안목은 믿고 갈만합니다.
첫 수 이후로 입질이 뚝 끊겨서 살짝 지쳐갈 때쯤, 선장님이 내어주신 구원투수 떡볶이입니다. 선상에서 먹는 떡볶이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매콤달콤한 소스 냄식가 퍼지니 다시 낚싯대를 잡을 힘이 생기네요. 비록 고기들이 입을 닫았어도 좋은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맛있는 간식을 나눠 먹는 게 바로 선상 낚시의 진정한 매력 아니겠어요? 입이 즐거우니 꽝(?)의 기운도 저 멀리 달아나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메뉴는 무려 정성 가득한 김치볶음밥에 예쁜 계란후라이가 똭 올라간 한 끼였습니다. 시원한 음료수 한 잔 곁들이며 바다 위에서 즐기는 볶음밥은 정말 꿀맛 그 자체였어요. 비록 오후 타임엔 광어들이 단체로 낮잠을 자러 갔는지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지만, 이 정도 정성스러운 식사라면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서 전혀 아쉽지가 않더라고요. 역시 입이 즐거운 낚시가 최고입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오후 간식으로 나온 따끈한 핫도그였습니다. 케첩과 머스터드가 예쁘게 뿌려진 핫도그를 한 입 베어 무니 오늘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네요. 비록 오늘 조과는 62cm 대광어 한 마리로 끝났지만, 묵직한 손맛과 끊이지 않는 먹거리 덕분에 대만족한 출조였습니다. 돌아가는 길, 내가 머문 자리는 쓰레기 줍줍으로 깨끗하게 정리하며 클린 낚시를 실천했습니다. 다음엔 더 멋진 복수전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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